서양사 갤러리/Middle Ages

기사들의 마상 창경기

WOO JONG HAN 2006. 4. 7. 00:51

 

위의 상아제 경판에 그려진 정경은 마상의 창싸움, 1대1 경기이다. 오른쪽과 왼쪽의 기사에게 귀부인이 무구를 입히고 있다. 중앙 양쪽의 두 기사는 맹렬히 말을 달리면서 서로 연습용 창을 겨누어 상대방을 안장에서 쓰러뜨리려 하고 있다.
금속제의 투구에는 얼굴을 가리기 위한 가리개가 달렸고, 몸통에는 쇠창살 또는 쇠고리로 된 긴 코트 모양의 갑옷을 입게 되었다. 머리에서부터 무릎 아래까지 금속제의 방어장치를 갖추고 말을 타고 긴 창으로 일대일로 승패를 겨루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일대일의 싸움이 어느 한쪽의 죽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었다. 싸움의 방식은 상대방을 죽이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긴 창으로 상대방을 말에서 떨어뜨리려고 전력을 다한다. 갑옷이 장애가 되어 자유로이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뿐 아니라 혼자서는 말에 올라탈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때 승자는 패자와 몸값을 흥정하게 되고 흥정이 성립되면 패자의 생명은 보장된다. 이와같은 몸값의 관행은 날로 퍼져 전쟁의 살인적 성격은 날로 희미해져갈 뿐 아니라 전쟁이란 요컨대 몸값을 받을 만한 상대를 생포하여 한 몫 보는 일이 된다. 이렇게 되면 전쟁은 이제 일종의 스포츠, 약간 위험한 스포츠에 불과하다. 전투에 임하기전 피아는 미리 날짜와 장소를 협정하고 양자가 싸움터에 임하는 전사의 수도 같이 했다. 전쟁의 스포츠화가 진척되면서 나타난 것이 일종의 모의전인 토너먼트(馬上槍試合)다. 참가한 기사들은 적과 아군의 두 패로 갈려 넓은 평지에서 서로 싸웠다. 최후의 목적은 상대방 누군가를 포로로 하여 몸값을 받는 것이었다. 실전과 다른점은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과 미리부터 준비가 진행되어 출전자가 널리 공모되었다는 점이다. 솜씨에 자신이 있는 자는 각지의 토너먼트를 돌아다니며 계속 몸값을 가로채어 그것으로 충분한 벌이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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